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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혹은 Cage : <우리 없는 우리> (2020)김진혁(독립큐레이터)

‘피자 위에 파인애플 올리면 사형’, ‘너 탕수육 부먹이야? 극혐.’

 

친구가 민트초코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실망했다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우리 사회에서 혐오는 놀이가 된 지 오래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전쟁을 치르고 세 계절을 보냈고 어색했던 물리적 분리에 조금씩 익숙해졌다. 그러나 이와 함께 찾아온 정서적, 감정적 단절을 큰 탈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우리 안에 내재된 혐오와 권력, 구분과 기준의 폭력에 웃으며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일찍부터 단련해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과거에도, 지금도 배제의 주체이거나 객체이다. 우리(cage)는 우리(us)안에 있거나 우리(us)는 우리(cage) 안에 있다. 

 

전시 <우리 없는 우리>는 오늘날 분리와 단절, 배제와 수 천 만의 잣대 속에 자리한 개인의 존재와 정체성의 재현을 주제로 하는 작가 송석우, 정예진의 전시다.

 

작가 송석우는 <Wandering, Wondering>(2019)에서 직선과 콘트리트, 효율성과 힘으로 상징되는 구조물들 사이에 자리한 ‘비생산적인’ 개인이 대립하는 사진을 통해 사회와 개인의 관계와 개인의 실존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작가 정예진은 신체 이미지를 통해 시각적으로 표출되는 개인의 정체성을 포착한다. 작품에서 일관적으로 드러나는 선명한 원색과 누디티, 유동적인 일인칭적 시점은 개인의 정체성의 확장과 실천을 전제로 하지만, 동시에 청년들이 맞이한 환경 조건에 제한되고 모든 인간에게 유일하게 보장된 신체에 국한된 정체성의 모순을 지표한다. 

 

두 작가는 서로 다른 방향에서 거대한 사회의 우리(cage) 안에서 상실된 개인의 정체성 문제를 지적하고 나아가 구축할 수 있는 정체성의 의미에 대해 질문한다. 그러나 판단은 개인의 몫이다. 두 작가와 이들의 작업의 위치를 우리(cage) 안과 밖 중 어디로 볼 것인지는 관객에게 달려있다. 그러나 분명하다. 여기 우리가 있고, 우리가 있다.

       ©2017. 01. 17.  created by SEOK-WOO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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